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찰음식의 명장 정관스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모습을 보여준 스님의 삶과 음식 철학, 사계절 레시피가 담긴 책 ‘정관스님 나의 음식’ 2026년 개정판을 만나보았다. 백양사 고불매 리커버 양장 에디션으로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단순한 요리책을 넘어 음식을 통해 자신을 돌보고 삶을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는 특별한 에세이다.
책을 펼치면 먼저 스님의 일상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사진과 글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정관스님은 백양사 산내 암자인 천진암에서 지내며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간다. 스님의 공양간은 온전히 스님의 세상이자 멀리서 찾아온 이들을 따뜻하게 대접하는 공간이다. 책은 스님의 이런 일상적인 모습과 깊은 이야기, 그리고 사계절을 담은 레시피로 구성되어 있다. 템플스테이를 다녀온 경험이 있거나 사찰음식에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특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목차
책에서 만나는 정관스님의 음식 이야기
정관스님은 음식을 단순히 요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수행의 한 방법으로 본다. 스님은 “음식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이는 장을 담그거나 발효시키는 과정, 계절의 흐름 속에서 재료가 성장하고 변화하는 자연의 시간을 의미한다. 그래서 사찰음식은 인공 조미료를 극도로 배제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한다. 스님의 레시피에는 정확한 계량보다는 철마다 달라지는 재료의 상태에 따라 손맛으로 조절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스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책에 담겨 있어 마음을 움직인다. 열여덟 살 때 갑자기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의 죽음은 스님에게 큰 슬픔과 함께 출가의 계기가 되었다. 가족을 뒤로 하고 수행의 길에 들어선 지 7년째, 찾아오신 아버지에게 스님이 정성껏 준비한 표고버섯 조청조림을 대접한 에피소드는 먹거리가 단순한 영양소가 아니라 마음을 전하고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임을 느끼게 한다. 아버지는 그 맛에 감탄하며 마음 놓고 떠나셨고, 그 일주일 후 편안하게 숨을 거두셨다고 한다.
사찰음식의 기본과 집에서 따라 하기 좋은 레시피
사찰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는 쌀, 국수, 두부다. 흰빛의 쌀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인연과 공덕의 매개체로 여겨지며, 국수는 ‘승소’ 즉 스님의 미소라는 뜻으로 귀한 대접 음식이었다. 두부는 삭발하는 날 에너지 보충을 위해 먹는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책에는 이런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집에서 응용해 만들어 볼 수 있는 레시피들이 많이 실려 있다.
| 레시피 종류 | 특징 | 만들기 팁 |
|---|---|---|
| 가지 양념찜 | 간장 베이스의 담백한 맛 | 기존 가지 파스타에 응용 가능 |
| 연근 유자청 무침 | 상큼한 향이 식사 사이드로 좋음 | 샐러드 대신 가볍게 즐기기 |
| 봄동 겉절이 | 젓갈 없는 깔끔한 김치 맛 | 초파일 비빔밥 나물로 활용 |
| 표고버섯 조청 조림 | 스님의 시그니처 메뉴, 깊은 윤기 | 시간을 들여 조린 표고버섯의 진한 맛 |
특히 표고버섯 조청 조림은 사진만 봐도 윤기가 돌아 기대를 자아내는 메뉴다. 스님은 이 요리를 할 때 먹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을 다한다고 한다. “내가 가진 에너지가 재료로 흘러들어가 음식이 완성되는 셈이다”라는 스님의 말처럼,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음식의 맛을 결정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기 없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맛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레시피들이다. https://www.willbook.co.kr/
사진으로 느끼는 평온함과 자연의 시간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사진이다. 정관스님이 자연 속에서 식물을 만지고 이야기하는 모습, 사찰의 고요한 풍경, 계절별로 차려진 정갈한 음식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감나무가 있는 마당이나 가마솥이 놓인 안뜰 사진을 보다 보면 마치 그곳에 있는 것처럼 평온함이 느껴진다. 스님이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사진 한 장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부드럽게 만든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구성미를 넘어 스님이 말하는 ‘자연과의 소통’과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 마치 에세이와 사진집을 동시에 보는 듯한 느낌으로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편리한 식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의 리듬을 따라가기
인스턴트 음식과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요즘, 나도 모르게 조급해지고 짜증이 많아진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정관스님의 책을 읽으며 음식이 단순히 입을 채우는 문제가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스님은 누구나 자연의 시절 인연에 따라 자연식을 먹고 자신을 스스로 돌보며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 책은 사찰음식 레시피를 알려주는 동시에 우리의 식생활과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채식을 강요하지 않더라도 일주일에 하루는 고기를 멀리하고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어보는 것, 전통 방식으로 만든 장을 사용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정관스님은 스스로를 셰프가 아니라 ‘행동과 습관을 바꾸려고 힘쓰는 사람’인 수행자라고 소개한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레시피를 따라 해보는 우리 모두가 바로 자기 인생의 수행자가 되는 셈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자연의 시간에 귀 기울이며 내 몸에 좋은 음식으로 나를 대하는 법을 이 책을 통해 배워보길 추천한다. https://www.netflix.com/title/800079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