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좋아하지만 정작 요리는 자신 없다고 생각했던 평범한 사람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준 분이 있습니다. 바로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스님이지요. TV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익숙한 식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으로 심사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모습은, ‘나는 요리를 못한다’는 생각에 갇혀 있던 많은 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선물했습니다. 특히 선재스님이 강조하는 한식간장의 소중함은 직접 장을 담그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그 결실은 경남 의령에서의 장담그기 체험으로 이어졌습니다.
목차
선재스님의 사찰음식 철학 요약
| 핵심 개념 | 의미 |
|---|---|
| 그릇 비우기 | 기존의 맛과 지식, 선입견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마음가짐 |
| 요리사는 통역사 | 자연의 재료와 먹는 사람을 이어주는 중간자 역할. 배려로 가득 차야 함 |
| 레시피는 없다 | 정해진 공식보다는 제철 음식을 먹고 선조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 중요 |
| 최고의 조미료는 정성 | 재료 손질부터 설거지까지 모든 과정에 담긴 마음이 음식의 맛을 결정 |
선재스님은 EBS ‘PD로그’에 출연해 사찰음식을 배우려는 사람에게 첫마디로 ‘그릇을 비우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요리 기술을 전수받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던 음식에 대한 모든 지식과 생각을 내려놓고 새로운 철학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는 의미였습니다. 요리사란 자연이 준 재료와 그것을 먹는 사람 사이를 잇는 통역사라고 정의하는 선재스님의 말은, 음식이 단순한 연료나 쾌락이 아니라 생명과 정신을 연결하는 매개체임을 일깨워줍니다. 따라서 사찰음식에는 정해진 레시피보다는 제철에 맞는 식재료를 존중하고, 먹는 이의 건강과 상태를 고려한 배려가 가장 중요한 재료로 들어갑니다.
선재스님 시금치무침 만드는 법
선재스님의 사찰음식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간단한 메뉴가 시금치무침입니다. 특별한 양념이 없어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깔끔함이 특징이지요.
재료 준비하기
시금치 230g, 국간장 1/2큰술(7.5ml), 참기름 1큰술(15ml), 통깨 1큰술을 준비합니다. 데칠 때는 굵은소금 1/2큰술을 사용합니다. 겨울 시금치는 추위를 견디며 자라 영양분이 응축되어 단맛이 강해 이 요리법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밑동의 붉은 부분은 영양이 풍부하므로 최대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질과 세척의 중요성
밑동의 지저분한 부분만 살짝 도려내고, 1cm 정도 길이로 4등분 칼집을 넣어줍니다. 이때 시금치 잎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시금치 사이사이 낀 흙을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볼에 물을 담아 살랑살랑 흔들며 여러 번 세척한 후, 물에 2~3분 담가 두었다가 다시 한번 씻어주면 남은 흙이 제거됩니다. 이 요리법은 데친 후 찬물에 헹구지 않기 때문에, 데치기 전 세척을 꼼꼼하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데치는 법과 식히는 법
넉넉한 양의 물을 팔팔 끓인 후 굵은소금을 넣습니다. 소금은 물의 끓는 점을 높여 시금치의 영양 손실을 줄이고 색을 선명하게 해줍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시금치의 밑동 부분부터 넣어 잎까지 모두 잠기게 한 뒤 뒤집어가며 30~40초 정도만 데칩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식감을 잃으므로 1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데친 시금치는 체에 올려 물에 헹구지 않고 그대로 펼쳐 식힙니다. 선재스님은 물에 헹구면 영양소와 맛이 빠져 나물의 전체적인 풍미가 떨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체에 펼쳐 뒤집어 주면 더 빨리 식을 수 있습니다.
무침의 기술
한 김 식힌 시금치는 처음 넣어둔 칼집 부분을 따라 찢어 분리합니다. 물기는 지그시 눌러 짜내되, 너무 세게 짜면 조직이 뭉개지고 맛 성분이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합니다. 볼에 넣은 후 국간장을 먼저 넣고 조물조물 간이 배도록 무칩니다. 시금치 양에 따라 국간장 양은 조절하세요. 그런 다음 참기름과 간 통깨를 넣고 마저 무쳐 완성합니다. 사찰음식은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시하므로 마늘이나 파 같은 자극적인 양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씹을수록 시금치의 단맛과 채즙이 느껴지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의령 장담그기 체험기와 노하우
선재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한식간장의 소중함을 깨달은 후, 직접 장을 담그기로 결심한 한 블로거는 경남 의령군 전통장류 활성화 센터에서 장담그기 체험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조카까지 대동한 이 체험은 단순한 요리 체험을 넘어 자연과 우리 식문화를 연결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메주 고르는 법
장담그기의 첫걸음은 좋은 메주 선택입니다. 체험 선생님에 따르면 가장 좋은 메주는 표면에 곰팡이가 없이 깨끗하고, 가운데가 옴폭 들어간 형태입니다. 결정적인 판단 기준은 냄새입니다. 잘 띄워진 메주는 고소한 향이 나지만, 잘못 띄운 메주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농협에서 판매하는 메주가 가장 맛있다는 추천도 받았습니다. 메주를 구입했다면, 담그기 전에 씻고 말려야 합니다. 메주는 물에 너무 오래 담가두지 말고, 스테인리스 수세미로 곰팡이 부분을 빡빡 문질러 씻어내면 됩니다. 메주가 너무 딱딱해서 갈려 나올 염려는 없습니다. 씻은 후에는 면수건으로 닦고 채반에 올려 바짝 말리세요.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나중에 소금물 농도 맞추기가 수월합니다.
소금물 농도 맞추기와 담그기
장이 상하지 않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금물 농도입니다. 의령 체험센터 선생님의 비율은 물 1말(약 18리터)에 소금 5.5kg이었습니다. 이는 지역과 경험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물 1말에 소금 3kg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소금은 불순물이 적은 ‘장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금물은 미리 하루 전에 만들어 두어 소금이 완전히 녹은 상태로 사용하면 더 편리합니다. 장독은 미리 씻어 소독한 후, 메주를 차곡차곡 넣고 소금물을 부어줍니다. 소금이 다 녹지 않았더라도 나중에 녹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메주가 소금물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대나무나 한복 속치마천으로 눌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뜨는 부분이 생기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독 안에 숯 한 개와 건고추, 대추를 듬뿍 넣어주고, 입구를 천으로 막고 고무줄로 고정한 뒤 뚜껑을 닫으면 완성됩니다. 이제 약 100일을 기다리면 멸치 육수나 양념에 사용할 깊은 맛의 간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선재스님의 음식 철학과 나의 작은 실천
선재스님을 통해 배운 것은 단순한 요리법이 아니라 음식과 마주하는 태도였습니다. 그릇을 비워야 새로운 지식과 맛을 담을 수 있다는 것, 요리사란 재료와 먹는 이를 이어주는 통역사라는 것, 그리고 모든 과정에 정성을 담는 것이 최고의 조미료라는 것. 이런 깨달음은 ‘요리를 못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일상을 ‘나도 자연의 재료로 건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꿔주었습니다. 시금치무침 한 접시를 통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의령에서의 장담그기를 통해 시간과 정성이 모여 전통의 맛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하는 것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 음식의 뿌리를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선재스님의 가르침은 복잡한 레시피나 비싼 재료가 아닌, 우리 주변의 친숙한 식재료와 그것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진정한 건강한 밥상의 시작임을 일깨워줍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EBS PD로그 ‘한 그릇에 담은 수행의 맛, 사찰음식’ 방송 영상을 참고하거나, 선재스님의 책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를 찾아보세요. 의령 장담그기 체험에 관심이 있다면 의령군 전통장류 활성화 센터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https://www.ebs.co.kr/
https://www.instagram.com/p/DVLdIbVk6v3/?igsh=MXVsc2puYm5qZ25qNQ==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