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노래와 기억을 잇는 시민의 목소리

지난주, 우연히 인터넷에서 파주에서 열린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라는 공연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화면 속에서 4·16합창단과 파주 시민들이 하나 된 목소리로 ‘잊지않을게’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뜨거워지고 동시에 그 무거운 기억이 다시금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지나간 비극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성찰해야 할 상처이자, 그 아픔을 노래와 추모로 이어가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노래하며, 함께하고 있습니다.

파주에서 피어난 기억의 합창,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2026년 4월 3일, 파주출판단지 지혜의숲에서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특별한 공연이 열렸습니다. ‘파주의 목소리들’을 비롯한 24개 지역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자리에는 4·16합창단이 초청되어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라는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약 2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공연은 합창과 대화, 추모 영상 상영, 시민들의 답가 합창으로 채워졌습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다가 다시 시민들의 손으로 부활한, 순수한 마음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자리였습니다.

공연에서 4·16합창단은 ‘수고했어 오늘도’, ‘동백섬’, ‘봄날’ 등 위로와 기억의 노래를 관객과 함께 불렀습니다. 특히 공연일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준우 군의 생일이어서, 그의 부모님께 생일 떡과 축하 노래를 전하는 감격적인 순간도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작은 세심함 속에야말로 진정한 기억과 공감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공연을 준비한 파주4·16중창단의 김서원 단장은 “문발동은 파주의 4.16 성지”라며 이곳에서 해마다 이어져 온 기억의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노래로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를 전하는 4·16합창단

4·16합창단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모여 만든 단체입니다. 그들은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노래가 필요한 어디든 찾아가 노래로 위로를 건네는 합창단”을 표방하며, 지난 수년간 수백 회의 공연을 통해 전국을 누벼왔습니다. 노래는 그들에게 슬픔을 견디는 힘이자, 사회와 소통하는 창구가 되었습니다. 파주 공연에서 한 자원봉사자는 유가족들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는 말에 깊은 공감을 했다고 전했는데, 그 말에서 노래의 치유적 힘과 기억의 무게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파주 지혜의숲에서 열린 세월호 12주기 추모 공연에서 4.16합창단과 시민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세월호를 기억하는 음악,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그 아픔은 다양한 음악을 통해 표출되고 기억되어 왔습니다. 임형주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참사 이후 가장 대표적인 추모곡으로 자리 잡았으며, 가수는 이 곡의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김윤아의 ‘샤이닝’은 포르투갈 버스킹에서 간접적으로 세월호를 언급하며 불려져 많은 이의 마음을 움직였고, 치타의 ‘옐로우 오션’은 유가족 앞에서의 공연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또 다른 의미 있는 노래로는 이대희의 ‘약속 (Remember You)’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곡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제작된 추모곡으로, 베이스 기타 연주에 참여한 한 관계자의 경험담이 블로그에 소개되며 주목받았습니다. 그는 이 노래가 세월호에 국한되지 않고 시대의 아픔에 손을 내미는 곡이라고 표현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이 노래가 단순한 추모를 넘어 2025년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AI 생성 영상과 자신이 직접 취재한 현장 영상을 편집해 11주기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촛불과 노래로 이어지는 기억의 실천

세월호 기억하기는 공연장을 넘어 서울의 거리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세월호 및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2026년 현재, 이 촛불은 600회가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정오에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세월호 기억관 철거 중단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와 민중가수들의 버스킹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수 안계섭을 비롯한 여러 음악인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며 노래로 기억과 요구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속적인 활동은 세월호가 과거의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안전과 진실, 정의에 대한 사회적 약속이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현재 진행형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비록 시간이 지나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더라도, 우리가 문화와 예술, 시민의 목소리로 어떻게 이 기억을 전달하고 있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기억이 희망이 되는 그날까지

파주의 합창 공연부터 서울 거리의 촛불과 노래까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 핵심은 하나입니다. 바로 ‘함께 기억하고, 함께 외치고, 함께 약속하는 것’입니다. 4·16합창단의 노래, 수많은 추모곡, 시민들의 자발적인 집회는 모두 그 아픔을 사회적 기억으로 승화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걸음이 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은 세월호 참사가 남긴 교훈인 ‘안전한 사회’와 ‘책임 있는 운영’에 대한 우리의 경계심이 결코 잠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어느 순간, 세월호 참사를 직접 기억하지 않는 세대가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래와 문화, 시민 연대를 통해 전달되는 기억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 기억이 단순한 과거의 슬픔이 아니라,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경계하는 살아있는 교훈으로 작용할 때, 비로소 우리는 별이 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떳떳한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세월호를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고 계신가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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