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넓은 사랑 찬송가 가사와 뜻 깊은 이야기

며칠 전 어머니 주일을 맞아 교회에서 어머니의 넓은 사랑 찬송을 부르면서 갑자기 어릴 적 기억이 스쳤습니다. 어머니가 아침마다 성경책을 펼쳐 읽으시던 모습, 손때 묻은 페이지 넘기실 때 나는 냄새까지 생생했어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순간이 저를 지금의 믿음으로 이끈 거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 찬송이 어떻게 탄생했고,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찬송가 579장의 탄생 비화

이 찬송은 1967년 개편찬송가 편찬 당시 찬송가위원회가 주요한(1900~1979) 박사에게 ‘어머니 날’에 부를 곡 작사를 의뢰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주요한 박사는 평양 출신으로 문학가·정치가·언론인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장로교 평신도였어요. 1918년 ‘불놀이’라는 시로 한국 자유시의 효시를 남겼고, 3·1운동 후 상해 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을 겪으며 친일로 변절한 아픈 이력이 있습니다. 해방 후에는 한글 전용 운동과 국회의원, 기업가로 활동하다가 67세 때 이 찬송가를 작사했습니다.

작곡은 구두회(1921~2018) 감리교 장로가 맡았습니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숙명여대 음악대학장을 지냈고,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도 작곡했습니다. 이 곡의 후렴 부분이 마치 어머니가 통성으로 기도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원래 제목은 ‘어머니의 날’용이었다

찬송 첫 소절 ‘어머니의 넓은 사랑’은 당시 어버이날을 ‘어머니의 날’로 지키던 관습을 반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버이의 넓은 사랑’으로 부르는 것이 더 맞다는 의견도 있어요. 통일찬송가(1983년)에 수록될 때 1절 첫 줄이 ‘어머님의 사랑보다 더 귀한 것 있으랴’에서 현재 가사로 바뀌었습니다. 이 작은 변화에도 시대의 흐름이 담겨 있네요.

1절: 어머니의 사랑이 나를 감싸다

1절 가사는 이렇습니다.

  • 어머니의 넓은 사랑 귀하고도 귀하다
  • 그 사랑이 언제든지 나를 감싸줍니다
  • 내가 울 때 어머니는 주께 기도드리고
  • 내가 기뻐 웃을 때에 찬송 부르십니다

제가 어릴 적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을 때면 어머니는 약을 바르시면서 “주님이 지켜주셨어”라고 말씀하셨어요. 반대로 제가 학교에서 상을 받아 기쁘게 뛰어가면 ‘주께 감사’ 찬송을 부르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덮어놓고 믿고, 통째로 사랑합니다. 그 어떤 조건도 없이, 평생토록요.

어머니가 무릎 꿇고 성경책을 읽으며 기도하는 모습, 손때 묻은 성경 페이지

사진은 제가 실제로 본 어머니의 성경책을 떠올리며 표현해봤습니다. 어머니의 그런 사랑이 오늘날 제 삶의 기준이 되었고, 제가 힘들 때마다 생각나는 가장 따뜻한 기억입니다.

2절: 아침저녁 읽으시던 성경책

2절에서는 성경책에 얽힌 기억이 펼쳐집니다.

  • 아침 저녁 읽으시던 어머니의 성경책
  • 손때 남은 구절마다 모습 본듯합니다
  • 믿는 자는 누구든지 영생함을 얻으리
  • 들려주신 귀한 말씀 이제 힘이 됩니다

‘손때 남은 구절마다 모습 본듯하다’는 표현이 정말 와 닿아요. 어머니는 성경을 읽을 뿐 아니라 그 말씀대로 사셨습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 ‘믿는 자는 누구든지 영생을 얻으리’라는 구절을 수없이 들려주셨고, 그 약속을 붙들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제가 대학 시절 시험 스트레스로 힘들어할 때 어머니가 보내주신 편지에 그 말씀을 적어주셨고, 지금도 제 지갑 속에 그 쪽지가 있습니다. 말씀은 시간이 지나도 힘이 됩니다.

3절: 찬송이 힘이 될 때

3절은 어머니가 부르시던 찬송이 어떻게 위로가 되는지 노래합니다.

  • 홀로 누워 괴로울 때 헤매다가 지칠 때
  • 부르시던 찬송소리 귀에 살아옵니다
  • 반석에서 샘물 나고 황무지가 꽃피니
  • 예수님과 동행하면 두려울 것 없어라

제가 직장에서 큰 실수를 하고 자책하던 밤, 문득 어머니가 부르시던 ‘반석에서 샘물 나고’ 찬송이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 마치 어머니가 곁에서 “괜찮아, 예수님 동행하시잖아”라고 속삭이는 듯했어요. 그 경험 이후로 저도 어려움 앞에서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반석에서 샘물 나고 황무지가 꽃피는’ 것은 출애굽기 17장의 반석에서 물이 난 사건과 이사야 35장 황무지가 꽃피는 예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4절: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살리라

마지막 4절은 결단과 소망으로 마무리됩니다.

  • 온유하고 겸손하며 올바르고 굳세게
  • 어머니의 뜻 받들어 보람 있게 살리라
  • 풍파 많은 세상에서 선한 싸움 싸우다
  • 생명 시내 흐르는 곳 길이 함께 살리라

‘어머니의 뜻’이란 곧 하나님의 뜻입니다. 디모데후서 1장 5절의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라는 말씀을 떠올리게 하죠.

제 생각에는 이 부분이 이 찬송의 정수입니다. 어머니의 신앙이 단순한 유산이 아니라 오늘 살아있는 힘으로 전해진다는 것. 우리도 언젠가 부모가 되어 아이들에게 그 믿음을 전하게 되겠지요. ‘생명 시내 흐르는 곳’은 요한계시록 22장의 생명수의 강을 상징하며, 영원한 천국에서의 재회를 소망하게 합니다.

가사에서 배우는 신앙의 교훈

잠언 1장 8절은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고 말합니다.

어머니의 넓은 사랑은 단순한 정서적 유대를 넘어 구체적인 신앙 훈련으로 나타납니다. 기도와 찬송, 성경 읽기라는 세 가지 축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 가정에도 큰 도전을 줍니다. 아래 표에 찬송의 각 절이 주는 핵심 메시지를 정리했습니다.

핵심 메시지성경적 배경
1절어머니의 무조건적 사랑고린도전서 13장 사랑의 장
2절성경 말씀을 삶으로 보여줌디모데후서 3:15~16
3절찬송을 통한 위로와 승리사도행전 16:25 바울과 실라의 찬송
4절믿음의 유산을 이어가는 결단디모데후서 1:5

이 찬송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점은 어머니의 신앙이 단순히 말로만 전해진 것이 아니라 삶 자체로 전수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손때 묻은 성경책, 아침저녁 들리는 기도소리, 힘들 때 부르시던 찬송 — 이 모든 것이 지금 저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는 어떤 신앙의 유산이 전해지고 있나요? 아니면 여러분이 다음 세대에 전해주고 싶은 유산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나눠주시면 더 풍성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나누는 신앙의 간증이 서로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신앙 경험과 찬송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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