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부쩍 따뜻해지면서 정원에서 하나둘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올해는 유난히 작약 새순이 굵고 튼실해서 마음이 설레는데요. 그런데 이맘때쯤이면 정원을 시작하는 분들 사이에서 꼭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작약도 구근인가요?”라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작약을 구근으로 알고 히아신스나 알리움처럼 관리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리해보려고 해요.
목차
작약 구근인가요? 실은 뿌리 숙근입니다
작약을 처음 접하는 분들 중에는 마트나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뿌리 덩어리를 보고 “작약 구근”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뿌리 모양이 알뿌리처럼 통통하게 생겨서 구근과 혼동하기 쉬워요. 하지만 작약의 정체는 ‘숙근(宿根) 식물’입니다. 숙근은 알뿌리(구근)처럼 저장기관이 하나로 뭉쳐 있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갈래로 갈라진 뿌리줄기 형태를 띠고 있어서 관리 방법이 완전히 달라요.
제 경우에는 처음에 작약을 히아신스나 알리움처럼 봄에 심고 가을에 캐서 보관해야 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렇게 1년을 관리했더니 작약이 시들시들해지면서 결국 꽃을 보지 못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작약은 한 번 심으면 옮겨심지 않고 몇 년을 그대로 두는 게 기본입니다. 봄에 새순이 올라올 때까지 그냥 두기만 해도 잘 자라는 식물이에요.
작약 구근 오해가 부르는 실수
정원 커뮤니티에서도 ‘작약 구근 맞나요?’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판매처에서도 ‘작약 구근’이라는 표현을 흔히 쓰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작약을 구근으로 착각하고 가을에 캐거나 습한 환경에 보관하면 뿌리가 쉽게 상합니다. 제 생각에는 작약을 처음 살 때는 반드시 ‘숙근’ 또는 ‘뿌리 식물’인지 확인하고 관리법을 따로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작약과 진짜 구근식물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구근(히아신스, 알리움, 튤립)은 잎이 마른 후에 캐서 보관해야 하지만 작약은 절대 캐면 안 됩니다. 뿌리가 손상되면 회복하는 데 2~3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작약 뿌리가 이렇게 갈라진 모양입니다. 겉모습만 보고 구근이라고 판단하기 쉽지만 저장기관이 분화되어 있어서 관리 방식이 완전히 달라요.
작약 심는시기와 심는방법 이것만 알면 성공
작약을 처음 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와 위치입니다. 작약은 이식과 이동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처음 자리를 잘 잡아주는 게 성공의 9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가을 심기가 정석인 이유
작약의 심는시기는 씨앗, 구근(숙근), 모종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씨앗은 8월 하순에서 9월 중순이 적기이고, 숙근(뿌리)은 9월 하순에서 10월 하순이 가장 좋습니다. 봄에 모종을 심는 것도 가능하지만(3월 초순~4월 중순), 가을에 심는 것이 뿌리가 겨울 동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 이듬해 더 왕성하게 성장합니다.
저는 처음에 봄에 모종을 심었더니 첫해에는 꽃이 피지 않고 잎만 무성했어요. 2년째부터 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뿌리가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심은 그해나 다음해에 꽃이 안 핀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심는 깊이와 간격은 생명
작약을 심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너무 깊게 심는 것입니다. 숙근의 붉은색 눈(싹이 나오는 부분)이 흙 표면에서 3~5cm 아래에 있어야 합니다. 너무 깊으면 싹이 땅을 뚫고 나오지 못하고, 너무 얕으면 겨울 동해를 입을 수 있어요. 포기 간격은 40~60cm를 유지해야 통풍이 잘되고 꽃이 커집니다.
| 구분 | 심는시기 | 심는 깊이 | 간격 |
|---|---|---|---|
| 씨앗 | 8월 하순~9월 중순 | 1~2cm | 30cm |
| 숙근(뿌리) | 9월 하순~10월 하순 | 눈 기준 3~5cm | 40~60cm |
| 모종 | 3월 초순~4월 중순 | 포트 높이와 동일 | 40~60cm |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처음 심을 때 시간을 두고 위치를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한 번 심으면 5년 10년을 같은 자리에서 키워야 하니까 햇빛이 잘 들고(하루 6시간 이상) 배수가 잘 되는 곳을 고르세요.
작약 키우기 물주기와 비료 관리
작약은 한 번 자리 잡으면 관리가 쉬운 편이지만 물주기와 비료만큼은 신경 써야 합니다. 특히 봄철 새순이 올라올 때와 꽃이 피는 시기에는 수분과 영양 공급이 중요합니다.
물은 겉흙이 마를 때만
작약은 과습에 매우 약합니다. 봄철 성장기에는 3~5일에 한 번, 여름 고온기에는 1~2일에 한 번 정도 주면 되지만, 반드시 겉흙이 말랐을 때만 주세요. 재미있는 점은 제가 노지 정원에서 키울 때는 자연 강우량만으로도 충분히 잘 자라더라는 것입니다. 화분에서 키울 때만 물주기에 신경 쓰면 됩니다.
물을 줄 때는 잎이나 꽃봉오리에 직접 닿지 않게 포기 아래 흙에 주는 것이 좋습니다. 잎이 젖으면 잿빛곰팡이병이 생길 수 있어요.
비료는 가을과 꽃 진 후에
작약은 다비성 식물이라 비료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비료를 너무 자주 주면 오히려 뿌리가 스트레스를 받아요. 제 경험으로는 꽃이 지고 난 직후인 6월경과 겨울이 오기 전인 10월경에 유기질 퇴비를 포기 주위에 넉넉히 뿌려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때 비료가 직접 뿌리 눈에 닿지 않도록 10~15cm 떨어진 곳에 시비해야 합니다.
봄에 새순이 올라올 때는 가벼운 액비를 한 번 정도 주면 되지만, 너무 많은 질소비료는 잎만 무성하고 꽃이 적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작약 월동과 번식 포기나누기 방법
작약은 내한성이 매우 강해서 영하 20~30도까지 견딥니다. 전국 어디서나 노지 월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겨울에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다만 가을에 지상부가 마르면 줄기를 땅에서 5cm 정도만 남기고 잘라주어 병해충을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번식은 씨앗보다 포기나누기가 일반적입니다. 씨앗으로 키우면 꽃을 보기까지 5~7년이 걸리지만 포기나누기를 하면 1~2년이면 꽃을 볼 수 있어요. 포기나누기는 9월 하순에서 10월 중순이 적기이며, 눈이 3~5개 포함되도록 날카로운 칼로 분리합니다. 분리한 조각은 그늘에서 살짝 말린 후 바로 심어주면 됩니다.
저는 3년 전에 이웃에게 받은 작약을 너무 일찍(여름에) 포기나누기를 했다가 모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꼭 가을에 작업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작약과 진짜 구근식물 히아신스 알리움 관리 차이
작약을 구근과 혼동하면 가장 큰 문제는 관리 방식에서 발생합니다. 히아신스나 알리움 같은 구근식물은 꽃이 진 후 잎이 마르면 캐서 보관해야 하지만 작약은 절대 캐면 안 됩니다. 또한 구근식물은 배수와 통풍이 특히 중요한 반면, 작약은 자리 잡는 환경이 더 중요합니다.
알리움 구근의 경우 개미가 파먹는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데, 작약은 해충 피해가 거의 없어서 저관리형 가드너에게 딱 맞는 식물입니다. 제 생각에는 작약을 키울 때는 ‘최소한의 간섭’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작약과 구근식물의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특징 | 작약(숙근) | 히아신스/알리움(구근) |
|---|---|---|
| 저장기관 | 뿌리줄기(숙근) | 알뿌리(구근) |
| 심는 시기 | 가을(9~10월) | 가을(9~11월) |
| 겨울 관리 | 노지 월동, 캐지 않음 | 캐서 보관 또는 노지 월동 |
| 물주기 | 겉흡 마를 때만 | 과습 주의, 배수 중요 |
| 번식 | 포기나누기 | 자구 분리 |
이 차이를 이해하면 작약을 구근처럼 관리하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됩니다.
작약 키우기 실패하지 않는 마무리 조언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약 키우기의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작약은 구근이 아닌 숙근(뿌리) 식물이므로 구근처럼 캐거나 옮기지 않는다.
- 심는 시기는 가을(9~10월)이 가장 좋고, 깊이는 눈 기준 3~5cm가 적당하다.
- 햇빛이 6시간 이상 들고 배수가 잘 되는 곳에 심어야 오래 산다.
- 물은 겉흙이 마를 때만 주고, 비료는 꽃 진 후와 가을에 유기질 퇴비를 준다.
- 겨울에는 줄기만 잘라주고 자연 추위를 맞게 두면 봄에 새순이 힘차게 올라온다.
저는 작약을 처음 심을 때 이것저것 신경 쓰다가 오히려 망친 경험이 있어서 지금은 ‘방치’에 가깝게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매년 5월이면 코랄참 품종이 선명한 주황빛 꽃을 피워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도 작약을 키울 때는 너무 많은 관심을 주기보다는 처음 자리만 잘 잡아주고 믿고 기다려보세요.
혹시 작약 키우기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저도 매년 새로 배우는 게 많아서 함께 정보를 공유하면 더 행복한 정원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